4차 산업혁명을 완성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의 성공 요인
손영성(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의 지능화 혁명”[1]로 정의하고 있고, 유럽 위원회[1]의 경우에는 “물리적, 디지털 및 생물학적 영역간의 차이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가상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s)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로보틱스, 인공지능에 기반한 시스템 및 적층제조[2]를 통합”[3]하는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2].
4차 산업혁명은 세상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요소 소프트웨어 기술의 하나인 인공지능 기술만을 보더라도 이 기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가 사람이 하던 많은 일들을 빠른 속도로 대신해 가고 있고, 바둑과 같은 게임부터 영상 인식, 음성 인식, 뉴스 기사 작성, 외국어 번역, 음악 생성, 실시간 오류 탐지, 금융 거래 사기 탐지 등의 경우와 같이 사회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가 소프트웨어로 실현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요소 소프트웨어 기술들이 상호 연결되어 플랫폼화 되고 이는 다시 플랫폼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 아마존,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 IT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포함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 사업화를 추진하여 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이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보안, 물류, 제조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이 활발하게 만들어지며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들이 성장하고 있다.[3,4,5].
이와 같이 인공지능 기술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기술은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을 보여 주고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그 효율성이 입증되고 있으나, 이 기술들이 실제 산업에 적용되지 못하고 실험적인 소규모 시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효과적으로 산업에 사용될 수 있어야 되는데, 신기술들은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과 소프트웨어 운영 비용을 발생시켜 기술만 가지고는 생산성 향상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따라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이 새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업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생산성 향상이 중요하다는 것은 산업혁명의 역사를 되돌아 보아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증기기관이 그 당시 신기술이었던 것을 맞다. 그러나 산업혁명을 실현되기 위해서는 증기기관만의 발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이를 이용하여 실제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운영 관리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실제로 산업혁명 초창기에 매튜 볼튼(Mattew Boulton)은 당시 혁신적 발명품인 증기기관의 적용만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공장의 부지 선정과 내부 구조 설계를 비롯하여 제품 원료 및 재료의 수급 계획 등 현대 공장에서 필수적인 사항들에 대해 컨설팅을 하면서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도록 지원하였는데, 그는 1776년 증기기관의 발명자로 알려진 제임스 와트(James Watt)와 함께 볼튼앤드와트(Boulton and Watt) 회사를 설립하고 방적 공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였다. 기존 방적 공장에 추가 비용 없이 증기기관 엔진을 설치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추가 생산된 매출을 비율로 라이선스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증기기관을 보급하였다. 이렇게 볼튼은 영국의 방적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가능하게 하여 산업혁명이 실현되는데 기여하였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요소 소프트웨어 기술의 개발에만 치중해서는 안되고, 이 기술들의 사용으로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환경 구축과 운영 관리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다음 사항들을 반영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신속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확보가 필요하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의 기술들을 망라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들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 산업과 비즈니스의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에 수집하고 빅데이터 학습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 기술들은 결합되어 사용되어야 기술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특히, 제3자(The Third Party) 개발사들은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하기보다는, 오픈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양질의 데이터를 구축하고 동시에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이점을 누리면서도 짧은 시간에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5].
둘째, 데이터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의 경우 데이터의 확보와 활용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데이터의 지속적인 확장과 활용이 가능하도록 구축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투명하고 확장 가능한 데이터 관리 방법 및 개인정보 보장과 프라이버시 침해를 방지하는 관리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6].
셋째, 인공지능 기술의 적극적 사용이 필요하다.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프로세스를 당장 인공지능 기반으로 만들 수는 없어도,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는 개발 도구를 만들어 자동 완성, 오류 검출, 보안 강화, 예측 코드 생성 등에 활용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개발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7,8,9]. 이런 대표적 최신 사례로, Google의 인공지능 모델을 자동 생성하는 AutoML 기술과 OpenAI 연구팀에서 공개한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자동 생성하는 GPT-3 자연어 코드생성 도구가 있다.
넷째, 혁신 사례 도출이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의 축적, 가정과 검증의 분명한 적용, 그리고 생산성 향상이 뚜렷한 구체적인 성공 사례들을 여러 응용 도메인에서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응용 도메인의 핵심 메커니즘을 소프트웨어 사이클로 추상하여 재구성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10].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의 성공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의 4개의 요인을 살펴보았다. 필자는 우리나라가 디지털 전환에서 과거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갔던 경험도 있고 또한 변화의 수용과 근면성에서 뛰어난 국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들을 잘 달성하면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참고자료
1. https://www.4th-ir.go.kr/4ir/list
2. https://ec.europa.eu/digital-single-market/en/fourth-industrial-revolution
3. IITP 주간기술동향 2018,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https://www.itfind.or.kr/publication/regular/weeklytrend/weekly/view.do?boardParam1=7458&boardParam2=7458
4. G경제연구원 2015, 진화하는 인공지능, 또 한번의 산업 혁명 – http://www.lgeri.com/report/view.do?idx=19227
5. G경제연구원 2015, 진화하는 인공지능, 또 한번의 산업 혁명 – http://www.lgeri.com/report/view.do?idx=19227
6. LG경제연구원 2018,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 http://www.lgeri.com/report/view.do?idx=19362
7. 박태웅, 아이뉴스 2020, ‘기계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 공개의 제1원칙 – http://www.inews24.com/view/1263751
8. Maria Korolov CIOKorea 2019, 과격한 혁명이 다가온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불어오는 AI 바람 – http://www.ciokorea.com/news/122475
9. Serdar Yegulalp CIO Korea 2019, AI ‘소프트웨어’ 말고 AI ‘개발툴’ – http://www.ciokorea.com/news/127016
10. 인공지능이 소프트웨어 개발 모두를 먹어 치울까? – https://brunch.co.kr/@synabreu/18
11. 손예술 ZDNET 2019, 신한은행 “비싼 시스템보다 데이터 쓰는 문화가 중요” – https://m.zdnet.co.kr/news_view.asp?article_id=20190509123556
[1] European Commission
[2] 3D 프린팅.
[3] ”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aims to leverage differences between the physical, digital, and biological sphere. It integrates cyber-physical systems and the Internet of Things, big data and cloud computing, robotics, artificial-intelligence based systems and additive manufacturing.”